우리나라 최 남단에 있는 제주도는 겨울에도 좀처럼 영하로 내려가지 않는 날씨 덕분에 일 년 내내 예쁜 꽃들이 핀다. 국내 어디서든 볼 수 있는 꽃들이지만 제주도 섬에서 보는 꽃은 또 다른 매력이 있다. 겨울이 한창인 12월에 빨간 동백꽃을 시작으로 유채꽃, 벚꽃 등의 제주 월별 꽃놀이 명소와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제주 포토 스폿까지 자세히 알아본다.
제주 월별 꽃놀이
제주도에는 12월에서 1월이면 수줍게 피어나는 붉은색의 애기동백꽃이 있다. 모든 꽃들이 다지는 추운 겨울이지만 추위가 무색할 만큼 소복한 흰 눈 사이의 붉은 동백꽃은 언제나 봐도 매력적이다. 송이채 떨어지는 보통의 동백과 다르게 애기동백꽃은 일반적인 꽃들처럼 꽃임이 하나씩 떨어져 애기동백나무 아래는 마치 붉은 러그를 깔아 놓은 듯한 겨울 분위기로 한층 더 포근하게 만든다. 위미리애기동백농원은 제주도 동백꽃 인생사진으로 가장 유명한 곳으로 농장주인이 40년 정도 가꿔온 농원이고, 최근에는 관리비 명목으로 입장료 3,000원을 받고 있다. 호근동 복지회관 앞 길가에 사유지로 들어가는 골목길에 양쪽으로 사람키를 훌쩍 넘는 높은 애기동백꽃이 빼곡히 피어 담장 길을 만들고 있다. 무료로 볼 수 있는 반면 사유지인 만큼 깨끗하게 보도록 한다. 2월에서 4월에는 제주에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유채꽃이 핀다. 유채꽃 명소로 서귀포시 동부에 있는 가시리 녹산로는 7km 길이의 도로를 따라 끝도 없이 펼쳐진 벚꽃이 매년 4월이 되면 눈꽃처럼 날린다. 엉덩물계곡이나 함덕해수욕장 옆에 있는 서우봉의 작은 오름도 요즘 핫한 장소이다. 3월 말에서 4월 초에는 봄의 전령사 벚꽃을 볼 수 있다. 앞서 포스팅한 것처럼 전농로 왕벚꽃길과 장전리 왕벚꽃축제는 2차선 도로를 막고 팝콘처럼 팡팡 터진 벚꽃터널 사이로 먹거리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봉개동 왕벚나무 자생지와 신산공원에서도 온 바닥이 하얀 벚꽃잎으로 뒤덮이는 장관을 볼 수 있다. 4월 중순에서 4월 말에는 겹겹이 둘러싸인 꽃잎 사이로 퍼지는 아름다운 겹벚꽃을 볼 수 있다. 분홍색이 겹겹으로 몽실몽실 피어 풍성함이 벚꽃과는 또 다른 매력이다. 제주시 동부에 있는 감사공묘역은 신천 강 씨 선조들이 쉬고 있는 묘역이다. 후손들이 정갈이 관리해 온 사유지인만큼 조용히 사진만 찍고 둘러보자. 골프존카운티 오라는 골프장으로 들어가는 입구 도로에 분홍 터널을 이루며 여행자들을 맞이한다. 4월이면 웨딩 스냅사진의 포토 스폿이지만 자동차가 제법 많이 다닌 곳이니 조심하자. 봄을 마무리하고 여름을 부르는 6월이면 풍성하고 은은한 색감에 많은 사랑을 받는 수국이 핀다. 종달리수국길은 제주도에서 수국길로 가장 풍성하고 긴 코스 중의 하나로 하도 해변과 종달항 사이의 해변 도로를 따라 1km가량 길게 이루어진 수국길이다. 중간에 주차공간이 없으니, 종달리 전망대 근처에 차를 대고 천천히 바다를 따라 걷는 것을 추천한다. 안덕면사무소는 매년 수국이 피는 시즌이 되면 소박한 수국축제를 연다. 면사무소 앞 도로를 따라 색색의 수국이 길게 이어져 있고 면사무소 안에는 수국으로 만든 다양한 포토존이 순서를 기다린다. 9월에서 10월이 되면 달빛을 머금은 아름다운 메밀꽃이 핀다. 제주는 국내 최대 메밀 산지로 척박한 제주환경에서 넉넉한 수확을 안겨주는 메밀은 멋진 풍경까지 선사한다. 오라동 메밀꽃밭은 제주에서 가장 넓은 규모로 가을이 되면 메밀꽃 축제를 연다. 메밀의 하얀 꽃에 어울릴 화려한 옷을 준비해 가면 더 돋보이는 인생사진을 만들 수 있다. 10월에는 하늘거리는 핑크색 물결 핑크뮬리를 볼 수 있다. 제주에서 가장 큰 규모의 카페 글렌코는 거침없이 펼쳐진 핑크빛 물결과 푸른 하늘이 대비되어 극적인 연출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음료 구매 시 입장이 가능하나 음료대신 핑크뮬리 시즌에는 입장료 4,000원을 내고 사진만 찍을 수도 있다. 제주허브동산은 매년 핑크뮬리 축제가 열리는 곳으로 입장료가 성인은 12,000원 어린이는 9,000원이다. 동산 전체를 감싸 붉은빛 언던 위에 하얀 종탑을 배경으로 사진을 많이 찍는다.
제주 포토 스폿
제주도는 계절마다 가는 곳곳마다 모든 곳이 인생사진이 되는 섬이다. 그중에서도 제주민들도 잘 모르는 누구도 쉽게 알려주지 않는 나만 알고 싶은 숨은 장소이다. 성읍녹차마을의 녹차밭 한가운데에는 개발의 손길을 피해 제주 원형 그대로를 유지한 동굴이 있다. 동굴을 찾기 위해 마을을 거닐며 넓은 녹차밭을 배경으로 찍는 사진은 덤이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 보면 작은 나무들 틈 사이로 내려가는 길이 하나 있는데 습한 기운과 으스스한 기분이 드는 동굴 안으로 들어가 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동굴 안으로 들어오는 빛은 입구 쪽으로 향한 녹색의 잎들을 반사하며 신비한 풍경을 선사한다. 이곳도 사유지인만큼 조용히 방문하도록 한다. 제주 시내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이호항등대와 이호테우해수욕장이다. 제주의 상징인 조랑말을 형상화한 붉은색 등대는 해 질 녘 일몰 사진 배경으로 좋고, 흰색 등대는 건너편 방파제에 올라 말 모양의 등대와 입을 맞추는 듯 포즈를 잡고 찍으면 재미난 인생사진을 만들 수 있는데 찍는 사람의 기술이 필요하다. 1100 고지 휴게소는 등산을 하지 않고도 한라산 가까이에 갈 수 있는 곳으로 찬바람이 부는 겨울이면 한라산 전체가 온통 하얀 겨울왕국으로 변신한다. 이런 장엄한 풍경을 차를 타고 편안하게 보면서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곳이다. 꼭 겨울뿐 아니라 한 여름에도 시원하게 산책이 가능한 곳이다.
제주도는 발길 닿는 곳곳이 명소이고 스폿장소인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이것은 제주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어느 도시, 어느 마을을 가도 이런 명소는 흔하디 흔하게 존재한다. 다만 우리의 관심이 없었을 뿐이다. 저녁 먹고 잠시 우리 동네 한 바퀴를 돌아보자. 내 주변의 가까운 명소와 스폿 자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기회 되면 우리 동네 스폿 자리도 포스팅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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